궁전의 당구;옛날의 왕들은 어떻게 당구를 즐겼을까?-마이크 샤모스   돈많은 사람들은 당신이나 나같은 사람들과는 다르다. 단지 돈을 많이 가져서 뿐만이 아니다. 그들은 궁전에서 살고 있고 좋은 당구장을 갖춰 놓고 있다. 여기서는 옛날 제왕들의 게임룸이 어떻게 꾸며져 있었는지 알아 보기로 한다. 궁전에서 사용할 당구대를 주문한 초기 왕들 중 한 사람이 프랑스의 루이 11세이다. 그는 잔인한 독재자로 명성이 높았는데 1432년에 태어나서 1461∼1485년까지 통치했다. 1469년에 그는 왕실의 가구를 조립하는 일을 담당하던 헨리 드 비그느라는 사람에게 당구 테이블을 만들도록 했다. 그 테이블은 쿠션과, 돌로 만든 바닥이 있고 테이블이 천으로 덮여 있었으며 쇠고리가 부착되어 있었다. 이는 그 후의 모든 당구 테이블의 시조가 된다. 오늘날에는 고무로 만든 탄력성 있는 쿠션을 반드시 구비해야 하지만 당시에는 볼이 테이블 바깥으로 나가지 않게만 하는게 고작이었다. 투이 11세는 당구 게임을 너무 좋아했는데, 1475년에는 파리의 업자들이 당구장을 설립하는 것을 허가했고 따라서 당구는 궁궐 안과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모두 인기가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아마도 추측하는 것과는 다르게 당구는 항상 모든 계층 사람들이 즐겨 왔다. 오늘날 우리가 지위가 높은 사람들에 관해서만 알고 있는 이유는 단지 그게 더 자세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루이의 후손들도 당구 게임이 계속 인기를 유지하도록 했다. 루이 13세는 1624년에 베르사이유라 불리는 지역 근처에 사냥터를 만들었는데, 그 지역에 나중에 그의 아들인 루이 14세(태양왕, 재위기간 : 1643∼1715년)가 거대한 궁전을 지었다. 그림1은 피에르 파텔이라는 사람이 1668년에 그린 그림에서 나온 궁전의 모습이다. 이 그림에서 검은손으로 표시한 곳은 당구장이 위치하던 장소로서 당구장은 2층에 있었는데 루이 14세의 침실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았다. 당구장 옆에는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이 있었다. 루이 왕은 우수한 실력을 갖추었으며 신하들과 자주 게임을 가졌는데 신하들은 왕의 총애를 받기 위해 일부러 져주기도 했다. 그림2는 루이가 베르사이유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보이고 있는데 1694년에 트루바잉이라는 화가가 그린 일반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그림이다. 여기에서 사용한 테이블은 지금은 보존되어 있지 않지만 여러 사실이 알려져 있다. 테이블 바닥은 나무판으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나사가 달린 쇠고리가 부착되어 있었다. 테이블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빨간 천으로 덮어두었다. 벽에 있는 장식들은 오늘날 우리들이 볼 수 있는 당구장 내부 인테리어의 원조가 되고 있다. 이와 동일한 당구장을 나중에 베르사이유에서 살았던 마리 앙뜨와네트도 이용했다. 현재 이 당구장은 ‘다이아나 화실’이라 부르는데, 여신 다이아나의 그림이 천장에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림3은 오늘날의 베르사이유 당구장을 보이고 있다. 이 당구장이 다시 개축되기는 했지만 우리는 299년 전에 현존하던 당시의 원래 모습을 대부분 그대로 볼 수 있다. 왕실 가족간의 경쟁은 치열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함스부르크 왕가는 특히 루이 14세의어머니가 오스트리아 사람인지라 프랑스 왕실에 지지 않으려고 했다. 1696년에 신성 로마제국의 레오폴드 1세는 비엔나 교외에 숀부런이라는 여름철의 별장으로 이용할 궁궐을 지었다. 호프버그라 부르는 겨울철 궁궐은 비엔나 중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여름철 별장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시원하지는 않았지만, 황제로서의 위신을 살리자면 실제로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궁궐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숀부런에는 황제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접견하는데 이용한 거대한 당구장이 있었다. 그림5는 1865년 당시의 숀부런 당구장 모습으로서 이 그림의 공식 제목은 Wart-Salon im Apartment Seiner Majestat des Kaisers이다. 테이블은 다리가 8개 달린 캐롬 테이블(포켓이 없는 테이블)이다. 볼이 5개 보이는데 2개는 흰색이고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볼이 하나씩이다. 이는 그 당시에 한 게임이 러시아식 당구라는 것을 의미한다. 큐대는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대 하나로 만들어져 있는데 큐대 하나가 쿠션 위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테이블에는 큐대와 기타 용구를 저장할 수 있는 서랍이 딸려 있다. 이 궁전은 나폴레옹이 전성기 시절에 군대 지휘소로 이용하기도 했다. 공식적인 기록은 없지만 거기에서 당구 게임이 벌어졌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나폴레옹은 당구 게임을 매우 좋아해서 장군들이나 신하들과 게임을 자주 했고 손가락으로 하는 핸드 빌리아드를 특히 좋아했다. 비엔나는 300년 가까이 당구의 구심점이 되어 왔다. 모차르트는 비엔나에 거주하던 유명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는데 게임에 깊이 빠져 있었다. 그의 제자인 허멜이라는 사람은 모차르트가 당구를 하기 위해 때때로 음악 레슨 도중에 밖으로 나가 버리곤 했다고 전하고 있다. 「아마데우스」라는 영화를 보면 당구장 모습이 나오는데 당시에 그가 음악보다 당구를 더 좋아하여 얼마나 빠져 있었는지를 알면 놀랄 것이다. 그는 황제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숀부런에서 그가 음악과 함께 당구를 즐겼을 걸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모차르트는 당구 게임에서 돈을 잃어 큰 재산을 모으지 못했고 가난뱅이로 죽었다. 영국에서 궁중의 당구는 적어도 1576년에 스코트의 여왕이었던 메리 여왕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구는 당시에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빅토리아 여왕은 1838년에 윈저 성에 가열된 석판으로 된 당구대를 갖춘 룸을 두고 있었다. 현재의 엘리자베스 여왕의 어머니인 메리는 스누커에 능숙하며 플레이하는 도중에 사진을 찍게 하기도 한다.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인 앨버트는 영국 남쪽 해안에 위치한 아일 오브 와이트라는 지방의 오스본 하우스라는 별장에 당구장을 꾸몄다(그림 6). 테이블은 영국식으로 대형이고 좁은 포켓이 6개 있으며 영국식 당구와 스누커를 하는데 사용했다. 앨버트의 테이블은 1860년대 이전부터 유래한 것으로서 밝은 색상이지만 너무 화려하지는 않으며 흰색,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등으로 장식되었다. 이런 모든 색상은 당구장의 다른 물건과도 연관되어 있다. 카페트와 벤치는 빨간색, 문은 흰색, 기둥과 액자는 노란색, 벽과 천정은 파란색으로 되어 있다. 당구를 즐겼던 일부 왕실에서는 자기네 국민들이 당구 게임을 하는 것을 금지하려 하기도 했다. 그림7은 1890년대 초에 그린 것인데 덴마크의 프레덴스버그 궁전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3명의 왕들이 나와 있다. 왼쪽은 덴마크의 크리스천 15세, 오른쪽은 영국의 에드워드 7세(당시 프린스 오브 웨일즈), 중앙에 있는 왕은 러시아의 알렉산더 3세이다. 그림8은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발행된 신문에 실린 것으로서 앞과 동일한 그림이다. 여기서는 러시아 왕의 모습이 완전히 삭제되어 있다. 아마도 언론 검열 담당자들이 당구를 하찮은 소일거리로 여겨서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알렉산더가 집무보다는 당구를 더 좋아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그는 국가를 다스리는 일에는 능숙하지 못했다. 미국은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어서 왕이라는게 없지만 왕들과 유사하거나 그보다 더 나은 생활을 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조지 밴더빌트라는 사람으로서 New York Central Railroad라는 회사를 설립한 코넬리우스 밴더빌트의 손자였다. 조지는 재산을 많이 모았는데 독신으로 있을 때 북적거리는 뉴욕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당구를 할 별장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노스케롤라이나로 내려가서 12만 5천 에이커의 땅을 사들였고 프랑스의 궁전을 모방하여 빌트모어라는 시골집을 지었다(그림9). 방이 255개 있는 이 저택을 짓는데 5년이 걸렸고 장식은 투이 14세의 궁전을 모방했다. 집을 짓는데 드는 재료와 인부들을 실어나르려고 3마일의 철도를 놓아야 했다. 그림10은 1898년 당시의 당구장으로서 포켓 테이블과 개럼 테이블이 놓여 있다. 벽난로 옆의 보이지 않는 문은 흡연실과 사격 연습장으로 통하는 곳이다. 빌트모어 테이블은 미국식이고 떡갈나무로 만들었으며 밴더빌트가 전문가에게 부탁하여 특별히 제작한 것이었다. 테이블을 제작한 회사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벽에는 여러 가지 스포츠와 관련된 그림이 붙어있지만 당구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이는 역사적인 사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밴더빌트의 선조인 영국 사람들은 당구를 스포츠로 간주하지 않았다. 스포츠는 달리기나 사냥과 같은 격렬한 운동만을 일컫는 용어였다. 따라서 스포츠 그림에는 당구를 그리지 않았다. 현재 빌트모어는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그곳을 연구하는 한 사람이 최근 나에게 1890년대에 채점판을 어떻게 걸어 놓았는지 문의한 적이 있었다. 밴더빌트는 당구장을 꾸미는데는 모든 것을 아끼지 않았다. 롱아일랜드의 뉴포트라는 곳에 Breakers라는 저택이 또 있는데 거기에도 1대의 풀 테이블과 1대의 캐럼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샌시메온이라는 곳에 출판업자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라는 사람의 성과 같은 저택이 있는데(그림11). 그곳에도 1대의 풀 테이블과 1대의 캐럼 테이블이 있으며 루이 14세의 당구장과 유사한 장식들로 꾸며져 있다. 그림12에 보이는 당구장은 1902년에 이탈리아 귀족이 지은 것으로 프랑스쪽에 있는 Lake Geneva 호수 근처의 에비앙에 위치하고 있다. 나는 개인용의 당구장이 이보다 더 공들이고 아름답게 장식된 예를 본 적이 없다. 모든 장식품을 당구장용으로 특별히 제작했고 프랑스풍의 그림과 조각으로 꾸며 놓았다. 그림13에서는 앞의 당구장 못브이 더 자세히 보인다. 상부에 있는 것은 점수 표시기인데 나체의 여인이 당구볼을 굴리는 모습이 장식되어 있다. 이 점수 표시기는 그림12에 있는 테이블의 긴 쿠션쪽에서 볼 수 있다. 아래쪽 왼편은 원형으로 된 큐걸이로서 오른편에 있는 장식이 그 위에 놓여 있다. 큐대는 주문제작한 것인데 당구장의 다른 기구와 어울리도목 우아하게 만들어져 있다. 이 글의 제목으로 볼 때 Palace Billiards(궁전 당구장)라 부르는 샌프란시스코의 마켓 스트리트 거리에 있는 당구장을 연상하게 될 것이다. 그 당구장은 웨커 코크란과 관련이 깊은데 몇 년 전에 문을 닫기 전까지 수많은 세계적인 대회를 유치했었다. 거기에 있는 가장 훌륭한 캐럼 네이블 중의 하나인 22번 테이블은 지금은 그 당구장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Q Club이라는 당구장에 놓여 있다. 그렇지만 미국에 있는 어떤 당구장도 옛날 궁전이나 대저택의 예술작품들을 능하지는 못한다. <그림1> 1668년 베르사이유 궁전. 손으로 펴시된 것은 당구장이 있던 장소이다. <그림2> 루이 14세(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가 1694년에 베르사이유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 <그림3> 오늘날의 베르사이유 궁전의 당구장. 원래의 테이블은 지금은 없어졌다. <그림4> 숀부런 궁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함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별장이다. <그림5> 1865년의 숀부런 당구장, 러시아식 게임을 하는 테이블이 놓여 있다. <그림6> Isie of Wight의 오스본 하우스에 놓여 있는 앨버트 왕자의 호화로운 테이블과 당구장 <그림7·8> 그림7에서는 볼수 있지만 그림8에서는 볼수 없다.러시아의 알레산더 3세(그림7 중앙)는 당구게임을 즐겼지만 러시아 당국에서는 황제가 당구하는 것을 국민들이 알지 못하게 했다(그림8). <그림9> 빌트모어의 전경. 호화로운 255개의 룸을 가진 밸더빌트의 저택으로서 노스캐롤라이나의 애쉬빌에 위치하고 있다. <그림10> 1898년의 빌트모어 당구장 전경. 테이블은 툭별히 주문제작했다. <그림11> 샌시메온에 위치한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개인 저택에 있는 당구장 <그림12> 이탈리아 귀족이 프랑스 풍으로 꾸민 1902년의 우아한 당구장 <그림13> 그림12의 상세도-스토어 표시기, 큐걸이, 쿠걸이 조각품을 볼 수 있다.